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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김수환 추기경

<남을 위한 나의 것> ​예수님께서 하늘나라를 비유로 말씀하시면서, 어떤 주인이 종들에게 달란트를 각각 다르게 주고, 돌아와서 그 달란트를 잘 써서 이익을 남겼는지 아닌지를 셈하는 것과 같다고 하셨습니다.​우리도 각각 하느님으로부터 무언가 능력을 받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머리가 좋고, 어떤 사람은 손재주가 좋고, 어떤 사람은 말을 잘하고, 어떤 사람은 돈을 잘 벌고, 어떤 사람은 힘이 세고, 어떤 사람은 사회성이 있는 등 우리가 받은 능력도 다양합니다.​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받은 능력을 쓰는데, 자기 이익만을 위해 쓸 수도 있고, 자기만을 위하지 않고 남을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혹은 공동체, 단체의 유익을 위해서 쓸 수도 있습니다. 혹은 어떤 사람은 받은 능력을 전혀 쓰지 않고 사장(死臧)해 둘 수도 있습니다.​여기서 가장.. 더보기
<내가 세상을 이겼다> ​세상을 이긴다? 여기서의 세상은 온갖 죄악으로 가득 찬 세상, 결국 죽음의 절망으로 빠지게 하는 세상을 말합니다. 그것은 빛이 없는 암흑이요, 사람을 죄짓게 하고 병들게 하고 죽게 하는 곳입니다.​세상의 종말은 곧 죽음입니다. 그런데 그 죽음의 세상을 누가 이길 수 있습니까? 누가 죽음을 이길 수 있습니까? 우리 중에 아무도 그런 세상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돈을 많이 가졌다고 죽음의 세상을 이길 수 있습니까? 우리 중에 아무도 그런 세상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혹은 권력을 잡으면 죽음의 세상을 이길 수 있습니까? 아닙니다. 돈이나 권력만이 아니라 어떤 지식이나 과학 기술로도 죽음을 이길 수 없습니다.​그러나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세상을 이길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더보기
<겨자씨 한 알> ​믿음은 무엇입니까?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사랑을 믿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계시고 그분은 사랑 자체이시며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어 우리 모두를 죄와 죽음에서 구원해 주시고 영원히 살게 하신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랑과 정의, 평화와 행복이 충만한 하느님의 나라가 임한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우리를 위하여 사람이 되어 오시고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 안에서 이 같은 하느님의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느님은 우리를 반드시 구원하시고 영생에 살게 할 것입니다.​인간은 누구나 의식·무의식중에 이런 아름다운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 세계를 볼 때에 이런 것은 허황된 꿈이라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현실 사회의 부정과 불의, 인생의 부조리, 언제나 가진 자, 힘센 자가 이.. 더보기
<삶의 가치> ​​아무리 어려운 환경일지라도 그런 가운데 삶의 가치는 주어져 있습니다. 그 가치를 보다 값지게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습니다.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참되고 올바르게 사람답게 사는 데는 돈이라는 자본이 필요치 않습니다.​오히려 오늘의 퇴폐적 정신 풍조 속에서 사람답게 참되고 올바르게 살려면 돈이라든가 권력 앞에 굴하지 않고, 또 그것을 가졌더라도 갖지 않은 자와 같이 겸손하고 청빈하며 그런 것을 초월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런 것들이 우리를 오늘날 철두철미하게 부패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심의 자유까지도 앗아 가고 있습니다.​현대인의 비인간화는 바로 그러한 물질주의와 배금사상에서 옵니다. 그리고 그것을 잡은 권력에서 옵니다. 금력과 권력 앞에 인간은 .. 더보기
<부부사랑, 그리스도처럼>​ ​몇 해 전의 보고에 의하면, 서울에 있는 가정 법원을 통하여 합의 이혼으로 헤어지는 부부가 매일 30쌍이 된다고 합니다. 하루에 30쌍이면 1년에 1만 쌍이 넘습니다. 그 밖에 재판에 의해 헤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우리 교회 법원에도 신자인데 부부간 불화가 극에 달하여 혼인 무효 소송을 제기하는 건수가 날로 늘어가고 있습니다.​여러분, 가장 좋은 것이 사랑이 아닙니까? 그리고 서로 가장 사랑할 수 있는 사이가, 또 해야 하는 사이가 인간관계 중에서는 부부 관계가 아닙니까? 그런데 어떻게 돼서 모든 인간관계의 근본이요 모든 사랑의 근원이 되는 부부 사이에서 이렇게 사랑에 금이 가고 있습니까?​저는 이것은 근본적으로 우리가 사랑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은 결코 감정.. 더보기
<진정한 행복> ​오늘의 세상, 모든 것이 물질 위주로 흐르는 세상에서는, 그리스도의 설 자리가 어디인지 의문스럽기도 합니다. 오늘날은 물질이 제일입니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의식주 해결이 큰 문제이고, 전체적으로 돈, 권력, 이런 것이 제일입니다. ​한마디로 부귀영화를 바랍니다. 그래서 너도 나도 이것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개인도 그렇고, 나라와 나라 사이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돈과 권력, 이런 것은 과연 인간을 행복하게 합니까? 인간은 정말 이런 것만 있으면 족합니까?​모든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행복은 어디서 옵니까? 돈도 좋고, 권력도 좋지만 이런 것이 인간의 행복의 전부라고는 아무도 말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현대는 너무나 물질 위주로 흘러간 나머지, 물질적 가.. 더보기
<참으로 마음이 가난한 이는 행복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그러면 사람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 없는 하느님의 평화가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 주실 것입니다."(필립 4,6-7)​참으로 뜻 깊은 말씀이요, 위로되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진실한 말씀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느님을 절대적으로 믿는 것입니다. 그분이 우리의 소원을 반드시 들어주신다는 것을 확신하고, 또 그분 뜻에 우리를 다 맡기는 것입니다.​이 점에 있어서 성모 마리아는 정녕 모범이십니다. 성모님은 천사로부터 당신이 처녀의 몸으로 성령에 의해 아기를 가지시고 그 아기는 세상을 구할 구세주라는 말씀을 들었을 때, 너무나 엄청난 그 이야기를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 더보기
< 사랑의 삶 > ​세례자 요한은 당신에게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을 가리켜서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 저기 오신다. 내가 전에 내 뒤에 오시는 분이 계신데 그분은 사실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계셨기 때문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분을 두고 한 말이었다. 나도 이분이 누구신지 몰랐다. 그러나 내가 와서 물로 세례를 베푼 것은 이분을 이스라엘에게 알리려는 것이었다"(요한 1,29-30)하셨습니다.​또한 "나는 성령이 하늘에서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와 이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았다. 나는 이분이 누구신지 몰랐다. 그러나 물로 세례를 베풀라고 나를 보내신 분이'성령이 내려와서 어떤 사람 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거든 그가 바로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분인 줄 알라'고 말씀해 주셨다. ​과연 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