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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며 목 축일 샘-法頂

<자비심으로 인해 보리심을> ​ 세월에 어떤 금이나 경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시간관념으로 묵은해가 저물고 새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나온 한 해는 우리 모두에게 어려운 시절이었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만이 아니라 삶 자체가 크게 흔들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끔찍한 일들이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고난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 그런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 세상이 어렵게 돌아가다 보니 맑고 향기롭게 모임에서도 예상 밖의 일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 서울 모임에서는 날마다 2백 명에 가까운 노숙자들에게 점심을 나누어주는 일에 매달렸습니다 이 일에는 보문 선원과 그곳 불자들의 헌신적인 자원봉사활동이 밑받침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무료급식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후원해 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 더보기
<산에서 살아 보면>​ ​ 산에서 살아 보면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겨울철이면 나무들이 많이 꺾이고 만다. ​ 모진 비바람에도 끄떡 않던 아름드리나무들이, 꿋꿋하게 고집스럽기만 하던 그 소나무들이 눈이 내려 덮이면 꺾이게 된다. ​ 깊은 밤 이 골짝 저 골짝에서 나무들이 꺾이는 메아리가 울려올 때 우리들은 잠을 이룰 수가 없다. ​ 진정한 나무들이 부드러운 것에 넘어지는 그 의미 때문일까. 산은 한겨울이 지나면 앓고 난 얼굴처럼 수척하다. ​ -법정 스님 수상집 중에서… 더보기
< 자기다운 삶을 살려면 > ​ 사람은 저마다 자기 몫이 있습니다. 남의 것을 가로채거나 남의 자리를 흉내 낼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자기 삶이 소멸합니다. ​ 자기다운 삶을 살려면 먼저 자기에게 주어진 몫을 확실하게 알아야 합니다. ​ 공덕이라는 것은 물질적인 베풂만을 의미하는 게 아닙니다. 말 한마디, 눈빛 하나도 공덕이 되어야 합니다. ​ 물질이 없어도 맑은 눈빛, 다정한 얼굴, 부드러운 말을 나눌 수 있습니다. 사람은 원을 세우고 살아야 합니다. ​ 원(願)은 삶의 지표(指標)와 같은 것입니다. 원이 강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딛고 일어설 수가 있습니다. ​ 원의 힘이 약하면 작은 바람에도 휩쓸려 넘어갑니다. 원은 개인적이지 않습니다. 공동체적이며 이웃과 함께 누립니다. 그래서.. 더보기
< 깨어 있고자 하는 사람은 >​ ​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때그때 삶의 매듭들이 지어진다. 그런 매듭을 통해서 안으로 여물어 간다. ​ 흔히 이 육신이 내 몸인 줄 알고 지내는 데 병이 들어 앓게 되면 내 몸이 내가 아님을 인식하게 된다. 내 몸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 병을 치료하면서 속으로 염원했다. 이 병고를 거치면서 보다 너그럽고, 따뜻하고, 친절하고, 이해심 많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고자 했다. ​ 묵묵히 서 있는 겨울 나무들을 바라보고 더러는 거칠거칠한 줄기들을 쓰다듬으며 내 속에 고인 말들을 전한다. 겨울 나무들에게 두런두런 말을 걸고 있으면 가슴이 따뜻하게 차오른다. ​ 삶의 비참함은 죽는다는 사실보다 살아 있는 동안 내부에서 무언가가 죽어 간다는 사실에 .. 더보기
< 법정스님의 좋은 글 모음 > ​ 우리는 필요에 의해서 물건을 갖지만, 때로는 그 물건 때문에 마음을 쓰게 된다. 따라서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이는 것, 그러므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뜻이다. ​ - 무소유 - ​ 나 자신의 인간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내가 얼마나 높은 사회적 지위나 명예 또는 얼마나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나 자신의 영혼과 얼마나 일치되어 있는가이다. ​ - 홀로 사는 즐거움 - ​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 때일 뿐, 그러나 그 한 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 - 버리고 떠나기 - ​ 내 소망은 단순하게 .. 더보기
< 녹슬지 않는 삶 > ​ 사람은 책을 읽어야 생각이 깊어진다. 좋은 책을 읽고 있으면 내 영혼에 불이 켜진다. 읽는 책을 통해서 사람이 달라진다. ​ 독서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탐구의 지름길이다. ​ 그 누구를 가릴 것 없이, 배우고 찾는 일을 멈추면 머리가 굳어진다. 머리가 굳어지면 삶에 생기와 탄력을 잃는다. 생기와 탄력이 소멸되면 노쇠와 죽음으로 이어진다. ​ 조선 영조 때 사람, 유중림이 지은 중 '독서 권장하기'에 이런 글이 실려 있다. ​ "글이란 읽으면 읽을수록 사리를 판단하는 눈이 밝아진다. 그리고 어리석은 사람도 총명해진다. 흔히 독서를 부귀나 공명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독서의 진정한 즐거움을 모르는 속된 무리다." ​ 송나라 때의 학자 황산.. 더보기
용서는 스스로를 위한 것이다. 용서는 스스로를 위한 것이다. ​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라기보다, ​ 흐트러지려는 나를 나 자신이 거두어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었다. ​ - 법정 에서 더보기
< 산다는 것은? > ​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창조하는 일 ​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 자신에게 자신을 만들어 준다. ​ 이 창조의 노력이 멎을 때 나무건 사람이건 늙음과 죽음과 질병이 온다. ​ 겉으로 보기에 나무들은 표정을 잃은 채 덤덤히 서있는 것 같지만 안으론 잠시도 창조의 일손을 멈추지 않는다. ​ 땅의 은밀한 말씀에 귀 기울이면서 새 봄의 싹을 마련하고 ​ 시절 인연이 오면 안으로 다스리던 생명력을 대지 위에 활짝 펼쳐 보일 것이다. ​ - 법정 스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