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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며 목 축일 샘-法頂

< 인연과 만남 > ​ 만남은 시절 인연이 와야 이루어진다고 선가에서는 말한다. ​ 그 이전에 만날 수 있는 씨앗이나 요인은 다 갖추어져 있었지만 시절이 맞지 않으면 만나지 못한다. ​ 만날 수 있는 잠재력이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가 시절 인연이 와서 비로소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 만남이란 일종의 자기 분신을 만나는 것이다. ​ 종교적인 생각이나 빛깔을 넘어서 마음과 마음이 접촉될 때 하나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 우주 자체가 하나의 마음이다. ​ 마음이 열리면 사람과 세상과의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 - 법정 스님의 잠언집에서 - 더보기
< 당신 행복합니까? > ​ 내가 잘 아는 친구가 인도 여행을 갔는데 거리에서 파는 금속 공예품이 마음에 들어 흥정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 가게 주인이 빤히 쳐다보더니 1,000루피를 달라고 했답니다. 우리 돈으로 치면 4만 원 정도인데 인도에서 1,000루피면 굉장히 큰돈입니다. 외국인이라 그렇게 부른 것이겠지요. ​ 그래서 친구가 100루피만 하자고 십분의 일로 깎자 150루피만 달라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다시 70루피만 하자느니 어쩌느니 하면서 한참 옥신각신하다가 그냥 나오려니까 주인이 할 수 없이 가져가라고 했답니다. 1,000루피짜리를 70루피에 산 것이니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 그런데 값을 지불하고 나오려고 하니까 '아 유 해피?' 하고 묻더랍니다. 당신 행복하느냐고, 그렇게 싼값에 물건을.. 더보기
< 흐르는 물처럼 새롭게 > ​ …우리 옛 시조에 이런 노래가 있다. ​ 청산도 절로-절로 녹수도 절로-절로 산-절로 수절로 산수 간에 나도 절로 이 중에 절로 자란 몸이 늙기도 절로-절로. ​ 푸른 산도 자연이고 흐르는 물도 자연이다. 산도 자연이고 물도 자연, 이 산과 물 사이에서 살아가는 우리도 또한 자연 그것이다. ​ 이런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란 몸이니 늙기도 자연에 맡기리라는 노래다. 자연을 읊은 수많은 시조 중에서도 함축미가 뛰어난 노래다. ​ 요즘처럼 자연과 그 질서를 배반하고 반자연적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시퍼런 법문이 될 것이다. ​ 사람이 사람다운 삶을 되찾으려면 이와 같은 자연의 순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 산이 깎이어 허물어지고 숲이 사라지고 강물이 말라붙고 들짐.. 더보기
< 법정스님이 설하는 중년의 삶 > ​ 친구여!! 나이가 들면 설치지 말고 미운소리, 우는소리, 헐뜯는 소리, 그리고 군소리, 불평일랑 하지를 마소. ​ 알고도 모르는 척, 모르면서도 적당히 아는 척, 어수룩하소. 그렇게 사는 것이 평안하다오. ​ 친구여!! 상대방을 꼭 이기려고 하지마소. 적당히 져 주구려. 한걸음 물러서서 양보하는 것 그것이 지혜롭게 살아가는 비결이라오. ​ 친구여!! 돈, 돈 욕심을 버리시구려. 아무리 많은 돈을 가졌다 해도 죽으면 가져갈 수 없는 것 ​ 많은 돈 남겨 자식들 싸움하게 만들지 말고 살아있는 동안 많이 뿌려서 산더미 같은 덕을 쌓으시구려. ​ 친구여!! 그렇지만 그것은 겉 이야기. 정말로 돈은 놓치지 말고 죽을 때까지 꼭 잡아야 하오. ​ 옛 친구를 만나거든 술 한 잔.. 더보기
< 남에게 항상 너그럽게 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 ​ 하찮은 것을 최상의 것으로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생각을 먼저하고 행동을 나중에 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언제나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어렵습니다. ​ 오늘 하루 동안만 친절하고 즐겁고 동정적이고 관심을 가져주고 이해하는 삶을 살도록 하세요. 최선을 다하는 겁니다. ​ 무슨 일을 잘하지 못한다고 사람들을 나무라지 마세요. 어리석은 일을 저지른 사람이 있다면 용서하고 금방 잊어버리는 겁니다. ​ 그래봐야 오늘 하루뿐인걸요. 누가 알아요. 그러다가 아주 좋은 날이 될지.. ​ 가급적 약속을 하지 말되, 일단 약속을 했다면 성실하게 지키세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말이죠. ​ 당신을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당신이 그들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믿게.. 더보기
< 삶의 종점에서 > ​ 살 만큼 살다가 삶의 종점에 다다랐을 때 내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원천적으로 내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한 때 맡아 가지고 있을 뿐이다. ​ 물질이든 명예든 본질적으로 내 차지일 수 없다. 내가 잠시 이곳에 머무는 동안 그림자처럼 따르는 부수적인 것들이다. ​ 진정으로 내 것이 있다면 내가 이곳을 떠난 후에도 전과 다름없이 이곳에 남아 있는 것들이어야 한다. ​ 그러니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은 내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 내가 평소 타인에게 나눈 친절과 따뜻한 마음씨로 쌓아 올린 덕행만이 시간과 장소의 벽을 넘어 나를 이룰 것이다. ​ 따라서 타인에게 베푼 것만이 진정으로 내 것이 될 수 있다. ​ 옛- 말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고 자신의 .. 더보기
< 급할수록 순리대로 >​ ​ 장마가 오기 전에 서둘러 해야 할 일로 나는 요즘 바쁘다. 오두막 둘레에 무성하게 자란 풀을 베고, 고추밭에 김도 매야 한다. 장마철에 지필 땔감도 비에 젖지 않도록 미리 추녀 밑에 들이고, 폭우가 내리더라도 물이 잘 빠져나가도록 여기저기 도랑을 친다. ​ 산중에서 살면 산마루에 떠도는 구름이나 바라보면서 한가롭게 지낼 것 같지만, 사람 사는 곳이면 어디나 그러듯이 일이 많다. 여럿이 할 일을 혼자서 해야 하는 경우에는 그 일이 끝이 없다. ​ 산그늘이 내릴 무렵, 하루 일을 마치고 개울물에 씻고 나서, 흐르는 개울물 소리에 귀를 맡기고 한참을 쉬었다. ​ 개울가에 앉아 무심히 귀 기울이고 있으면, 물만이 아니라 모든 것은 멈추어있지 않고 지나간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인식하게 .. 더보기
< 진정한 인간의 가치 > ​ 스승 앞에 한 제자가 찾아와 물었습니다. "인간의 진정한 가치는 무엇입니까?" 스승은 그에게 진귀한 보석 한 개를 주면서 말했습니다. "이 보석을 시장으로 가져가 값을 물어보아라. 그러나 어떤 값에도 팔지는 말아라." ​ 제자는 맨 먼저 과일 가게로 가서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이 보석에 대한 대가로 무엇을 주시겠습니까?" 주인은 "오렌지 두 알을 주리다." ​ 다음으로 그는 감자를 파는 상인한테 갔습니다. 그 상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 보석을 내게 준다면 감자 네 근을 주겠소." ​ 그는 이번에는 대장간으로 갔는데 보석상을 한 경력이 있어 그 보석을 보자 욕심을 내며 당장 500루피를 주겠다고 했습니다. ​ 제자는 몇 군데를 거쳐 그 도시에서 가장 유명한 보석상에 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