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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福音 묵상

< 결국 과부의 청을 들어줄 수밖에 없다 > 성 요사팟주교 순교자 기념일 (3요한5-8.루카18.1-8) ​ ​ 어렸을 때, 어머니 심부름으로 시장에 자주 갔었습니다. 반찬 재료와 식료품, 종종 석유 심부름할 때도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사야 할 물건 목록과 돈을 제 손에 꼭 쥐여주고는 잘 다녀올 것을 신신당부하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난처한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시장 가다가 동네를 찾은 약장수를 보게 된 것입니다. 약장수가 오면 차력 쇼를 비롯한 재미있는 여러 가지 쇼를 보여 주거든요. 저는 심부름 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고 그 쇼를 계속 즐겁게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얘들은 가라.”를 외치며 쫓아내는 약장수에게 밀려나 다시 시장으로 가려고 하는데, 글쎄 손에 있어야 할 돈이 없어진 것입니다. .. 더보기
<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하라 > 성 요사팟주교 순교자 기념일 (3요한5-8.루카18.1-8) ​ ​ 청원기도를 드릴 때는 기도의 질, 기도의 방향이 아주 중요합니다! ​ 여기저기 낙엽도 우수수 떨어지고, 계절에 걸맞게 연중시기도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는 시기에 걸맞게 요즘 복음 말씀은 계속해서 종말에 벌어질 상황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 예수님께서는 그날, 그 거룩한 은총의 날, 다시 말해서 마지막 날, 잘 준비되지 못한 사람은 끔찍하고 참혹한 상황에 직면하겠지만, 미리미리 잘 준비한 사람들에게 그날은 더없는 축복이요 영광의 날이 될 것을 강조하십니다. ​ 학창시절을 돌아보니 예수님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습니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다가오면, 저 같은 사람들은 시험 준비가 잘 되지 않았던 .. 더보기
< 그날에 사람의 아들이 나타날 것이다 >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2요한4-9.루카17.26-37) ​ ​ 오늘 복음은 하느님 나라가 오는 방식과 장소에 대하여 다룹니다. 먼저, 예수님께서는 구약의 이야기를 예로 드십니다. 여기서 노아의 방주와 롯의 이야기가 소개됩니다. 이어서 롯의 아내 이야기를 상기시키며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 이 구절에서 ‘살리다’라고 번역된 그리스어 동사는 ‘생명을 주다’, ‘탄생시키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신약 성경에서 이 동사는 드물게 사용되는데, 이 대목에서는 자신의 현세적 생명을 희생한 이들이 새로운 생명, 곧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리라는 희망을 강조하는 의미로 쓰.. 더보기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2요한4-9.루카17.26-37) ​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 정신과 의사 ‘에릭 번’은 인간에게 3가지 인생 각본이 있다고 말합니다. ​ 첫 번째 각본은 평범한 각본입니다. 나답기보다 남과 비슷한 삶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남들도 다 그러하게 하는데….’, ‘내가 뭐 특별하다고….’ 등의 말을 합니다. ​ 두 번째 각본은 패배자 각본입니다. ‘그때 그랬더라면’ 하는 기억에 사로잡혀 삽니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을 차마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 각본은 승리자 각본입니다. 내 삶의 주인공이 ‘나’라는 것을 알고, ‘지금 여기’에 집중합니다. ‘나는 나일 뿐이야.’라고 말하면서, 남의 말과 행동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고 계속해서 자신에게 말합니다. ​ 여.. 더보기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기념일 (필레몬7-20.루카17.20-25) ​ 성 대 레오 교황 학자. ​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 외로움을 홀로 간직하기 힘들기에 사람들은 외로움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습니다. 마음이 텅 비어 있는 것 같아서 무엇인가 채우려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런 방법을 쓴다고 합니다. ​ 1) 물건으로 채우기: ‘제대로 된 옷이 없어.’ 식으로 ‘~제대로’에 꽂혀서 필요하지 않은 쓰레기들을 집안으로 들입니다. 쇼핑센터와 백화점을 유령처럼 떠돌다가 충동구매를 시전하여 카드값을 보고 현타를 맞는다고 하지요. ​ 2) 사람을 채우기: 아는 언니, 동생, 선배, 후배 등 모두 소환해서 “내가 쏜다”를 외치며 사람들과 섞여 신나게 놀고 난 후 집으로 돌아오면 허전함은 더 커집니다. ​.. 더보기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에제키47.1-2.8-9.12.요한2.13-22) ​ 성전의 청결을 보존하고 싶습니까? 여러분의 영혼을 죄의 오물로 더럽히지 마십시오! ​ 로마 시내 수많은 성전 가운데서 가장 오래된 성전인 라테라노 대성전은 가톨릭교회 역사 안에 지니는 가치와 의미가 상당합니다. 그리스도교가 공인된 300년대 건립된 성당으로, 로마 공식 주교자 성당으로, 모든 성당의 어머니요 으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바티칸 대성당의 규모도 엄청나지만, 라테라노 대성당의 위용도 그에 못지않습니다. 성전 안으로 들어가 앉아 있노라면, 수천 년에 걸쳐 이어져 온 가톨릭교회의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 라테라노 대성전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점 한 가지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 눈으로 보고 있는 이 .. 더보기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연중 제32주간 화요일 (티토2.1-8.11-14.루카17.7-10) ​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 주변에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있습니다. 확진된 적 없는 사람을 만나기가 더 힘든 것 같습니다. 하긴 국민 두 명 중 한 명은 확진 경험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저는 아직도 확진 경험이 없습니다. 이번에는 분명히 ‘코로나가 맞다’라고 생각해서 병원에 가보고, 자기 진단키트로 검사를 해도 늘 ‘음성’입니다. 혹시 ‘슈퍼항체 보유자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 매일 미사와 안치 예식으로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그런데 3년째 코로나 팬데믹 안에 살면서도 아직까지 확진 없이 건강하게 있다는 자체를 떠올려 보니 거의 기적이 아닌가 싶습니다. 누구는 “대인관계가 좋지 .. 더보기
그는 마침내 평생토록 단 한 번도 분노하지 않고 살게 되었습니다!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티토1.1-9.루카176.1-6) ​ 그는 마침내 평생토록 단 한 번도 분노하지 않고 살게 되었습니다! 사도로서 바오로 사도는 베드로 사도나 다른 사도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는 다른 열두 사도처럼 예수님으로부터 직접 부르심을 받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직접 가르침을 받지도 않았고, 함께 생활하지도 않았습니다. ​ 또한 바오로 사도는 살아생전 직접 자신의 눈으로 예수님을 목격한 적이 없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는 예수님께서 십자가형에 처해 질 때 예루살렘에 있었지만, 예수님을 만난 적은 없었습니다. 다만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예수님의 제자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 그런데 놀랍게도 바오로 사도는 사도로서의 신원, 사명.. 더보기